오늘은 USMCA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수입품 전반에 대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를 적용하겠다는 정책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핵심은,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듣고나면 터무니 없는 근거로 발표를 해서 모든 국가들이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일본, 유럽연합 등 한국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이 관세 인상 대상국으로 거론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로 적용할 관세 비율을 표 형식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습니다. 바로 멕시코와 캐나다입니다. 트럼프는 공식 발표에서 이 두 나라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실제로 관세 대상 국가 리스트 표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멕시코와 캐나다는 제외되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미국과 체결한 특별한 무역 협정, 바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USMCA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는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의 약자로, 한마디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입니다. 이전에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중이던 2018년에 기존 협정을 전면 개정하며 USMCA로 새롭게 이름 붙였습니다. 이 협정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세 나라가 상호 무역을 보다 공정하고 자유롭게 하기 위해 맺은 다자간 무역협정입니다. 2020년 7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되었으며, 현재까지 세 나라 간 무역의 기본 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USMCA에 가입한 국가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가입한 국가는 총 3개국입니다.
- 미국 (United States)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북미 지역 경제와 무역의 중심축입니다. 제조업, 농산물, 디지털 서비스, 에너지 분야에서 폭넓은 교역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멕시코 (Mexico)
중남미 최대의 제조·수출 기반 국가입니다. 자동차, 전자부품, 섬유, 식품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깊은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입니다.
- 캐나다 (Canada)
천연자원과 첨단 기술산업이 강한 나라로,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무역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목재, 석유, 곡물, 항공기 등 다양한 품목에서 미국과 상호 교역 중입니다.
이 세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하며, 기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계승한 USMCA를 통해 무역과 투자, 공급망을 긴밀히 연결하고 있습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과의 핵심적인 차이점
USMCA는 기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하는 형태로 2020년 7월 1일부터 발효되었습니다. 세부 구조는 NAFTA와 유사하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원산지 규정 강화
NAFTA에 비해 USMCA는 자동차 및 부품의 북미산 비율 요건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부품의 최소 75%가 북미에서 생산되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NAFTA는 62.5%).
노동 및 환경 기준 신설
USMCA는 노동자 권리, 최저임금, 근로조건 등을 의무 조항으로 포함시켰으며,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관한 조항도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멕시코 내 생산비 절감 목적의 외주화를 제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디지털 무역 조항 도입
USMCA는 NAFTA에는 없던 디지털 무역 규정을 포함합니다. 전자상거래, 데이터 국경 이동,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어, 디지털 산업 시대에 걸맞은 무역협정으로 진화했습니다.
협정 유효 기간과 검토 조항
USMCA는 기본적으로 16년 유효 기간을 가지며, 6년마다 협정 내용을 재검토할 수 있는 Sunset Clause(일몰 조항)를 도입했습니다. NAFTA는 별도의 재검토 조항 없이 무기한 지속되었습니다.
분쟁 해결 메커니즘 일부 변경
USMCA는 기존 NAFTA에서 운영되던 무역 분쟁 해결 절차는 유지하면서도, 일부 분야에선 미국의 의견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USMCA는 NAFTA의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더 엄격한 원산지 기준, 현대적 무역 규칙, 미국 중심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업그레이드된 자유무역협정 이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무역 정책 안에서의 USMCA의 의미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은 사실상 자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강경한 무역 정책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멕시코와 캐나다가 예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USMCA라는 다자 무역 협정이 국제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무역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협정이 단순한 관세 혜택을 넘어, 안정적인 구조와 예측 가능한 리스크 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무역 안전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로 한국의 FTA는 완전히 무시된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경제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들에게도, USMCA는 무역 협정이 왜 중요한지, 또 국가 간 경제 관계가 어떤 논리로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좋은 사례가 됩니다. 앞으로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더 강경해진다 해도, USMCA는 여전히 북미 3국 간 교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입니다.

무역 실무자로서의 생각
이번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과 USMCA를 살펴보며 다시 한번 느낀 건, 결국 누가 미국과 협정 맺고 있느냐에 따라 무역의 안정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같은 북미권이라는 지리적 이점 외에도, 미국과 강력한 협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미 FTA가 있음에도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협정만으로는 앞으로의 무역 리스크를 온전히 막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무역 정책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금, 우리도 한층 더 정교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협정 없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도 USMCA처럼 실질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양자 또는 다자 무역 협정을 미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관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신뢰와 동맹의 표현이라는 걸 이번 사례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